T - #3; Yoonmirae

T - #3; Yoonmirae; 한국 흑인음악의 Pre-Genesis
 

01. Black Diamond
02. What'S Up! Mr. Good Stuff
03. 잊었니...
04. Honeymoon
05. Gimme Gimme!!!(이기주의자)
06. Pay Day
07. 시간은 눈물과 흐르고
08. 나니까
09. 검은 행복
10. Who
11. Good Bye Sadness, Hello Happiness 

(믿거나 말거나 녹취록)

모 음반사 사장 : 미래야.
T : 네.
모 음반사 사장 : 요즘 R&B가 대세랜다.
T : ...
모 음반사 사장 : 어쩌냐?
T : ...
모 음반사 사장 : 니가 랩퍼라는건 알겠다만 먹고는 살아야 되지 않겠니.
T : (한숨)... 하죠 뭐.

지금은 거의 가사상태에 들어간 딴지일보의 크리틱에서 윤미래(이게 맞는 이름인지 T가 이름인지는 모르겠지만)더러 동북아 최강의 여성 랩퍼라고 했다. 이거 진짜 맞는 말이다.

랩퍼로서의 기본 자질, 그러니까 또박또박한 딕션이나 자유분방한 인토네이션 등은 기본으로 거의 마스터 해 놓은 데다가, 실제로 불우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성장기의 불우함을 마이크를 관통하듯이 쏟아내는 감정처리 능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동북아에 이런 여성 랩퍼는 진짜 없다.

업타운 휘청휘청하고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이고 있을 때 Gemini 앨범에서 토하듯 뱉어낸 Memories는 한국 흑인음악계의 고전으로 남게 되었다. 아니, 비단 흑인음악계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성과는 그 평가 대상을 한국 대중음악계 전체로 확대해도 고전 딱지를 붙이는데 결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미 T는 어린 나이에 고전을 하나 남긴 셈이다.

그러던 그녀가 이렇게 변했습니다 이번엔 R&B 싱어로 돌아왔다. 힙합에 대한 21세기 초의 열광의 대부분이 껍데기뿐인 저항(난 적어도 대중음악 평론할 때는 이 단어를 쓰면 안된다고 생각한다)에 대한 의미없는 동경+댄스뮤직의 변종 이었음이 드러났고 그 자리를 가창력 배틀로얄이라 할 R&B가 대체한 이 마당에 T에게 남은 옵션은 별로 없었을 것 같다.

뚜껑을 열어보면 처음 두 곡은 'R&B는 발라드 가요의 변종이 아냐'라고 선언하고 있다. 첫 곡과 두 번째 곡은 굳이 카메라에 비유하자면 묵직한 저음부와 고음부간에 심도를 얕게 잡아 놓고 그 위에 T가 노래를 '질러대는' 식인데, 전반적인 앨범의 컨셉 때문이었는지는 모르나 예전에 비해 뭔가를 상당히 자제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런데, 그 다음 곡 '잊었니'부터 이 앨범은 본색을 드러낸다. 첫 싱글커트 된 이 곡에서 T는 기교에 대한 도박을 하고 있는 셈인데, 평소보다 목소리를 더 허스키하게 가져가면서 잔 바이브레이션을 적극적으로 쓰고 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이어지는 곡들 중 이 곡보다 기교에 있어서 적극적인 곡은 없다. 이를 가지고 하나 추측해 보자면, 아직까지 T가 '보컬로서의 T'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성과를 놓고 '랩퍼가 보컬로 전환한 첫 시도가 이정도면 박수 쳐 줄만한거 아냐?'라고 봐야 할 지 '윤미래라면 이것보다 훨씬 더 잘 할 수 있었어'라고 봐야 할지 조금 애매하다. 사실 나는 전자쪽에 가깝게 보고 있다. 아무리 양친 중 한 분이 흑인(이분, 앨범에서 까메오 출연한다!)에다가 흑인 거주지에서 자랐다고 해도 보컬과 랩핑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흑인이라고 노래 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여담 한마디. 이 앨범을 듣고 T가 인순이의 직계 후배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 답은 '아니'다. 인순이를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으며, 후배 뮤지션들에게 귀감이 될 완벽한 롤모델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인순이는 데뷰 당시부터 완벽하게 한국화되어 있었으며, 무엇보다 인순이에게는 '혼혈의 분노'가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에게는 설움만이 허락되어 있었으며, 이미 인순이는 설움을 너무나 한국적으로 완벽하게 '인고'라는 형태로 완성해 버렸다. 엘레나가 된 순이-친구여-거위의 꿈 3연타 를 연속선상에 놓고 생각해 보시길. 차라리 인순이보다는 박일준이 초기 레퍼토리나 음색에서 훨씬 더 원단 흑인음악에 가까웠다.

따라서, 진짜 한국 흑인음악계의 창세기는 T일지도 모른다.

by 권태 | 2007/02/26 16:32 | ┗ Review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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